화가 이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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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3-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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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복아, 우리 말과 글을 없애면 우린 뭐가 되겠니? 나중에는 우리가 조선 사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게 될 거 아냐? 난 한글을 소재로 그림을 그릴 거야. 한글 자모(字母)를 조합해서 여러 가지 모양의 그림을 그리는 거야. 그림으로 그려 놓으면 우리 말과 글도 없어지지 않겠지?`
그 날 이후, 그는 황소를 데생하기 위해 들판에 나가는 것도 미루고, 한글 자모를 이용해 독특하게 구성한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했다. 민족 의식이 강했던 오산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더 철저하게 감시를 받았다. 참된 예술은 태어나 자란 곳의 땅 냄새가 물씬 배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조선 사람은 조선 땅이 좋고, 또 조선 땅에서 살아야 한다면, 굳이 일본 유학을 갈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조선의 흙 냄새를 맡으며 그림을 그리면 어떻겠습니까?`
`그렇지 않다. 이중섭은 그 그림을 임용련 선생에게 보여 주었다. 네가 좋아하는 조선의 황소가 일본에는 없지만, 정말 힘 좋은 조선의 황소를 그리려면, 일본에 가서 그림 공부를 더 해야 한다. 너는 일본으로 건너가야 한다. 이중섭은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동경 文化(문화) 학원은 한 일본 건축가가 세운 학교인데, 남녀 공학에다 교복을…(d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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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중섭은 동경 제국 미술 학교를 그만두고 동경 文化(문화) 학원으로 학적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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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끝내 조선에 대해 국어 말살 정책을 펴기 스타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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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학교를 졸업한 이중섭은 일본 유학을 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임용련 선생의 말씀에 용기를 얻은 이중섭은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제국 미술 학교에 입학했다. 어느 날, 이중섭은 하숙방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그 당시 일본 화단은 서양의 전위 미술까지 들어와 있을 정도로 서양 그림을 모방하는 분위기였다. 선생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도 일본을 알아야 한다. 이중섭은 서양의 유파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창조성뿐만 아니라, history성마저 결여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